2012.01.12 (목) 일상

오래간만에 엄마아빠 원재랑 제법 근사한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내가 학교다닌다고 직장을 그만두면서는 처음인 것 같았다. 가족들 모두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맘이 좋았다. 이런게 행복인가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졌다.

정규직/비정규직 생각


일터에서 함께 배우라는데
비정규직들은 선후배 및 동료간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의 효과를 인식하지 못한다.
(인적자본 기업패널조사 3차 2009년도 자료 분석).

처음에는 내 예상대로 통계 결과가 유의미하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는데 같은 공간에서 일하지만 정규직이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에서 보다 직무능력에 유의미한 효과를 인식하는 현실이 좀 서글프다. 한 번 약자는 계속 약자가 되는 느낌. 무언가 결핍 또는 조직의 강압 등으로 인해 비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될 경우, 이를 만회하기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더러운 세상!이라고 콧방귀를 껴주다가 문득, 그러니까 나는 다음에 취직할 때 꼭 정규직으로 취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피하지만 그 생각이 먼저 드는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마음껏 손가락질들 하시길.


생각


 이 번 학기 장인 수업
 머리 속에 잔상만 남고 마음만 불편하게 하는 수업이었다. 
 
 오늘 날씨는 너무 춥다.  추운데도 밖에는 주차 안내를 하는 사람, 경비를 서는 사람, 노점에서 물건과 음식을 파는 사람, 우면산에서 복구 공사를 하는 사람, 쓰레기를 청소하는 사람, 많은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따뜻한 집에 앉아서 일의 해방이 어떻고, 장인정신이 어떻고, 일과 손의 분리, 노동의 형이상학...  이런 것들을 논하는 것 자체가 싫다. 대부분 처자식 먹여 살릴려고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한테 그러한 이야기들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고 한들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왕 안 할 수 없는 일, 꼭 해야하는 일이라면.
 이왕이면 즐겁게, 이왕이면 우리 사회를 위해 조금 더 도움되는 방향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하자. 나는 이 정도가 좋다. 그걸 그렇게 있어 보이는 말로 포장해야 하나 싶다. 학문을 하거나 철학을 하는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보이지가 않는다. 마치 백성들이 글을 아는 것이 두려워 한글 반포를 막으려는 조선 사대부 같다고나 할까. 마음만 무겁다.

유서 생각

내일 제출하는 숙제 중 내가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고 오늘 시점에서 유서 쓰는 숙제가 있다. 

 

어제 만난 인생 전문가의 이야기가 위안이 되면서도 왠지 슬프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이 해 준 이야기를 다시 전달하면서 투정을 부렸더니 '경험해 본 걸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해주셨다.  그래, 경험해 본걸로 됐다 치자.

 

오늘 이른 아침 올림픽대로에서 춘천고속도로를 원 없이 밟았다. 춘천. 남들은 연애하거나 놀러가는 장소로 가기 위한 그 도로를 나는 항상 일을 하기 위해 간다. 문득, 나도 한 번 놀러 가기 위해 춘천고속도로를 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생일 때 받은 쿠폰에 그렇게 좋아라 했으면서 그 이후 아예 내 머리 속에서 지워져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조차 기억 속에 없어져 버렸는데, 친구가 깨알같이 챙겨준다. 요즘 자주 깜빡하는 내 정신머리를 탓하자 친구가 말한다. "괜찮아 ^^ 나같은 사람이 늘 곁에 있을거야~ 안심하고 되는 대로 살아봐! 괜찮을 거야~"

 

오늘 또 다른 친구에게.. 사람들은 내가 너무 차갑대..라고 말하자 "넌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야. 너의 그런 마음과 감정을 이끌어 낼 만한 분들이 아니어서 그렇게 말하는거야, 너의 그런 면을 좋게 볼 사람들을 만나. 연하라고 no 하지 말라구 ^^" 라고 속깊고 주책맞게 말해주는 친구.

 

난 참 좋은 친구들을 많이 뒀다.

 

내일 갑자기 죽는다고 생각하면.. 다른건 다 괜찮고 미련도 없는데 단 하나  우리 원재가 마음에 걸린다. 나 없이도 물론 잘 살겠지만.. 커가면서 문득문득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 원재의 마음을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가슴 아프다. 엄마 없이 크는 아이들이 세상에 참 많을텐데..  그러고보니 나는 학생도, 사회인도, 직장인도 아닌 '엄마'인가 보다.

 

괜찮은 인생이다. 재미나는 일은 없지만 공부하고 연애하고 일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왠지 사회에 태어나 이 나이에 해야할 일들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 없다. 그냥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면 경험했다는 종결감이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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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1년.


결혼 생각

나 결혼할 때, 우리 엄마 마음이 어땠을까.. 지금 내 모습을 보는 우리 엄마 마음은 어떨까.. 그걸 생각하니 갑자기 너무 가슴이 아프고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는 그런 밤이야, 오늘 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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